그젯밤 꿈

2011.04.28 09:15 from 모텔 동물원

(꿈1.) 대부분 기억나는 내 꿈에는 반복되는 장면들이 있어서
현실에서 있었던 일은 기억을 못하면서도 어떤 꿈 속의 길들은 만나면 찾아갈 수 있을 정도다
위험한 물, 노선위의 길, 허름한 방, 공유하는 낡은 집, 화장실, 등등이 주된 소재인데
오랜 시간에 같은 장소나 장면이 반복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 범위에 포함이 되지 않는 꿈들이 있다

(꿈2.) 그런 곁다리 꿈들은 꿈에서 깨기도 전에 까먹는 게 거의 대부분이고
(꿈3.) 절대 잊지 못할 것들이 영쩜일프로 정도,
그 꿈들에는 양감과 촉감이 있기 때문이다

한 번은 반쯤 깨고 반쯤 꿈꾸는 상태에서
상체가 위로 들린 적이 있다
처음에는 인식하지 못했는데
내가 덮고 있던 이불이 침대와 분리가 되는 게 보이면서 비로소 무슨일이 일어나는 지 알 수 있었다
결말이 어떻게 났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그저께 꿈에 등장한 건 '사람'이다
전에도 본 적이 있는 사람이고,
만져진다
역시 반쯤 꿈을 깼을 때도 여전히 그 양감이 느껴져서
나는 내 방에 친구들이 와 있거나
아니면 또 내가 술에 취해서 어떤 사람 집에서 깨어난 건 줄 알았다
술을 안마신 지가 몇달 째인데도.



+



좋은 친구들과 몰아서 생일파티를 했다
일식집 옷을 입은 아저씨가 초밥을 만들지만 어쨌든 이름은 북유럽식 바이킹 뷔페인 데서
배가 터지게 밥을 먹고
배가 터질 것 같아서 좀 걸으려고 했지만 우린 모두 사실 걷기가 싫었기 때문에
종로에 가서 칵테일을 한 잔씩 마셨다

어렸을 때 생각하기로는 
십대 초반이 지나면 연애문제는 한고비 넘기고
그 다음부터는 뭐랄까 인생과 철학과 종교에 대해 논하게 될 줄 알았는데,
앞으로 삼십년 정도는 계속 이렇게 연애문제를 싸매고 짊어지고 가야할 것 같다
비록 유독 인간관계에서 겁이 많고,
혹은 비록 무성애자고,
혹은 비록 무지하게 바빠서 실제로 연애할 시간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연애의 힘은 강력하다

때로 이렇게 좋은 우정은, 연애 상담용인 듯 하다


















Posted by GOM GOM LOVER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