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거기 있으면 나를 위해 그 장소의 모든걸 버리는 타입이다

 그래서 내가 상처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나는 팔레스타인에 있었다

우는 엄마들의 고향에서 옛 지인을 만났다

우리는 바라만 보면서 몇 년을 보냈다

그래서 아마 그동안

잘못된 단어들이 쌓여갔던 것 같다

 

방 구석에서 담배잎 꾸러미를 찾았다

술만 마신지 세 시간 쯤 되었을 때였다

혼자인 새끼고양이는

충분히 쓰다듬어주기 전까지는 혼자 놀기를 싫어했다

시간을 들여 만져주면

조용히 톡 톡 튀어가서, 일하고 있는 컴퓨터 선을 뽑곤 했다

 

나는 외로움에 지친 고양이에게 한국말을 가르쳐주려고 했었다

- 엄마가 화장실에 있을 때는 놀러오는 거 아니야

- 올라타는 걸 좋아하는 거 알지만 맨다리에는 올라타는 거 아니야

- 침대방에 들어오면 안돼, 하고 말할 땐 들어오는 거 아니야

고양이는 너무 외로워서 아무리 쫓아내도

지치지 않고 방으로 들어오려 했다

고양이가 한국말을 알아듣기 시작한 건, 내가 하악질을 하고나서부터였다

 

우리는 길 위에 있었다

그가 손을 잡으려 했을 때 나는 달리는 택시에서 뛰어내렸다

모든 안돼, 라는 단어는 도전적으로 들렸다

엄마, 미안해

 

미안했다

 

단 게 냉장고에 쌓여있는데도

소화할 수 있는 건 술 뿐이다

숨어있는 단어들을 찾아내려면 먼저 호랑이와 수줍은 소녀와 우울증 환자를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곳에 도착했을 때는 말들이 전부 뒤틀려 있었다

알아볼 수가 없었다

 

 

 

 

 

 

 

 


Posted by GOM GOM LOVER 트랙백 0 :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