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 깔맞춤

2012.02.27 01:11 from 공간/서울

나는 이 광고가 마음에 든다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저 사람들이 따로따로 나온 컷들(예를 들어 뒷줄 가운데 있는 청년은 피자를 입에다 구겨넣고 있다)도 있는데
그게 더 좋다


스타일은 때로
표면적인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하기도 한다
소피스트들은 '자신의 철학에 맞게' 옷과 신발까지 깔맞춤을 했다고 하던데.

가끔 노숙자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인데,
왜 중국이나 한국이나 팔레스타인이나(다른 나라는 아직 못겪어봤음)
노숙자들의 패션은 그렇게나 멋진 것일까
특히 정신이 약간 나간 사람들(예를 들어 허공에 대고 말을 한다든가)의 경우가
특히 더 그렇다


+


첫단추를 잘못 꼈던 걸 기억하고 있다
애써 묻어두었더니
나중에는 애쓰지 않아도 혼자 잘 묻혔을 뿐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

거기다가 얼마나 공을 들여 둘둘 감싸고 동여매고 틀어막고
옷을 껴입히고 장신구를 달아댔는지
그걸 벗겨내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진다
잘못 끼워진 첫단추를 찾아야 할텐데
매번 여전히 '그때의' 스타일을 잃지 않은 고고한 의복들(최근 사들인!)을 입고 있으니
또 매번 그걸 벗겨내는 반복반복반복반복을 하는 중이다

내 눈이 가려져 남이 보이지 않을 때는 어찌나 당당했던지.

십자로 짓이겨져 붙어있던 눈은 떠졌는데
대신 화염을 내뿜던 입이 십자로 봉인되었다
주변에 아무도 없었는데도 뭐가 그리 두려운지 웅크리고 벌벌 떨고 있었는데
엄마아빠가 오자 마음이 놓였다

엄마가 내게 담요를 덮어주려는 걸 내가 싫다고 했는데,
엄마는
'가리려고 그러는 게 아니야. 추울까봐 그러는 거야.'
라고 하셨다

그 말,
실제로도 들어본 적 있다



+



어딜가든, 무엇을 걸치든,
내가 한 가운데 연필심을 박고 있는한
내가 걸어가는 곳마다 시커멓게 자취가 남는 건 바뀌지 않을텐데.











Posted by GOM GOM LOVER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