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on, Dong-Ju(or Yun, Dong-Ju)   <Prologue>

"Let me have no shame
Under the heaven
Till I die
Even the sound of wind
passing the leaves
Pained my heart.
With a heart singing stars.
I will love all dying things.
... And I must step my path
That's been given to me.

Tonight also
The wind sweeps past among the stars."

(translation by The Korea Times, 2009)

윤동주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해방 6개월 전에 일본 감옥에서 세상을 떠난 윤동주 시인

작곡가 윤형주의 아버지는 그 조카의 유해를 가지고 한국으로 온다

그리고 "시도 노래다. 시 그 자체도 노래다. 작곡으로 시를 건드리지 말거라" 라고 윤형주에게 말했다고 한다.

 

 

 

+

 

 

 

...그러나 바로 그 다음 세대에 이르자 폴 발레리는 1893년 시르크 데테 원형건물에서 개최된 라무뢰 연주회에 대하여 언급한 다음 이렇게 덧붙여 말했다. "홀의 맨 뒷자석에는 벽을 이루며 늘어서 있는 입석 손님들의 그늘 속에 한 기이한 감상자가 앉아 있었는데 그는 바로 각별한 호의를 입어 시르크 회관에 입장하곤 하는 스테판 말라르메였다. 그는 베토벤이나 바그너의 마력에 매혹되긴 하지만 동시에 고차원적인 라이벌 의식에서 오는 저 순결한 고통을 맛보았다. 그는 마음 속으로 항변하고 잇었다. 그는 또한 위대한 언어예술가로서 저 음의 신들이 그들 나름대로 내뿜으로 퍼뜨리는 바를 판독하는 것이었다. 말라르메는 어떤 숭고한 질투심에 가득 차서 연주회장을 나섰다. 그는 너무나 강력한 음악이 그에게서 훔쳐간 신비스럽고도 중요한 그 무엇을 우리의 예술을 위하여 다시 찾아올 방법이 없을지 절망적으로 모색했다. 시인들은 그와 더불어 눈이 부시고 풀이 죽어가지고 시르크 회관을 나서는 것이었다.

 이 마지막 문장은 시인들, 눈부심, 풀죽음(눈부심이란 빛이 너무 강해서 눈이 먼다는 뜻)이라는 세 마디 말이 지닌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이해되어야 마땅하다. 시인들이라면 필시 그럴 것이다......음악은 시에 너무 가까워서 시의 생명을 앗아갈 위험이 있다. 그 점이 바로 멜로디로 옮겨놓으면 불협화음으로 변해버리는 시의 위험이다. 그래서 빅토르 위고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내 시와 나란히 음악을 갖다놓는 것을 금지한다!"  ......

음악이란 것이 과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일까? 아마 그럴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가장 엄격한 방식으로......

 

                                       -미셸 투르니에 <짧은 글 긴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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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래야 하는 군, 하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그냥 그대로 깊이 깊이 공감하는 거다

마르셀 칼리페 Marcel Khalife는 시인 다르위시 Mahmoud Darwish의 시로 노래를 만들었고

함께 무대에 서기도 했다

그 음악들은 아름답다

온 삶과 음악으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했던 마르셀 칼리페와

나는 느낄 수 없지만, 아름다운 아랍어의 운율을 현대적으로 끌어와서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던 마흐무드 다르위시와

그들이 서로 바라보며 그 시와 음악을 사람들을 향해 뿜어내는 건

그 자체가 아름답고도 의미있는 예술이었다

 

나는 어어부프로젝프밴드를 몹시 좋아하는데

백현진의 '시'도 그의 음악과 함께 하나가 된다

그 음들이 아니면, 도무지 그 말들이 살아나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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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독이 안되는 세상을 분석하려 애쓰기 보다는

나 좋을 대로 쪼개고 재배열해서 멋대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예를 들어 문제 상황이 생겼지만 도무지 적절하게 대처할 수가 없을 때면

그 문제가 아예 없었던 척을 한다

그 짓거리를 하다가 쌓여서 마음의 병을 키우긴 했지만

어쨌든 단기적으로는 꽤 효율적인 방법이다

 

최근에 본 시리아 연극 <카메라를 봐주시겠습니까>에 나오는 등장인물처럼,

나도 카메라 앞에서 솔직한 척, 드러낼 수 있는 범위가 있고(이것만으로도 꽤나 솔직하게 들춰낸 건 맞다)

카메라를 꺼주시겠어요, 한 다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테면

내가 이스라엘 트랜스라고도 불리는 싸이트랜스, 그중에서도 이스라엘 디제이들을 몹시 좋아한다는 건 전자에 해당하고,

...

메탈리카가 텔아비브에서 공연을 했으며, 나는 침묵을 했고, 그 2009년을 내 인생에서 통째로 들어냈다는 사실은

후자에 해당한다

 

효율적으로 뭔가를 하려면

일반화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방을 치울 때도 마찬가지다

서재에 있는 책상 오른쪽 두번째 서랍에는 내가 수집하는 지포라이터 부수물들이 들어 있는데

정리한 지가 오래돼서 껍데기랑, 손보지 않은 라이터 몇 개랑, 라이터 돌이랑 심지가 엉켜있어서

그것만 정리하는 데도 하루는 걸릴 것이다

그 생각을 하면 절대 방을 치울 수가 없다

방을 치울 때도 디테일은 과감하게 무시하는 일반화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분간은 음악과 시와 이야기(삶이라고도 한다)에 대해 헷갈리는 상태를 내버려두는 게 나을 것 같다

내 친구들이 독일에 있는데

나는 소심하게 혼자 루프트한자 항공 보이콧에 참여 중이고

가장 싸고 편하게 독일에 갈 방법이 없어졌다

 

최근에 아픈 아기를 위해 결혼 신고를 하게 되는

어떤 비혼자 아가씨와 청년의 얘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사람이 시스템에 대항하는 게 어려운 건

폭력도 폭력이지만

자신에게 주어져 있는 가능성(좀 더 편하거나 쉽거나...혹은 목숨을 구하거나 하여튼)을 눈 앞에 두고도

포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Posted by GOM GOM LOVER 트랙백 0 :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