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흐무드는, 이집트에 아내가 있어요, 라고 말했지만

실은 아내가 아니라 약혼자다

클리프 호스텔 거실에서

아무도 없을 때 내게 말해줬다

비밀이야 알리야, 라고 덧붙였다

내가 알리야라는 이름을 바꾸려고 한다는 말을 아직 못했기 때문에

마흐무드는 나를 지금도 알리야,라고 부른다

 

소파에 앉아 있다가

머리카락이 떨어져서 라이터로 태우려고 했다

나는 머리카락 타는 냄새를 좋아한다

안돼 그럼 두통이 생겨, 하고 마흐무드가 말했다

머리카락은 쓰레기통에 버리는 거야, 두통 생겨.

오개월 동안의 두통은

아마도 머리카락을 태워서 그랬던 것 같다

 

 

- 내가 아는 타이랜드 여자애는, 어느날 술에 취해서 나한테 화를 내더라,

  왜 너네 나라 사람들은 타이, 라고 하면 다 청소부인줄 알고 가정부인줄 아냐며.

- 가정부가 어때서?

- 보통 타이나 필리핀에서 온 사람들이 그런 일을 많이 하거든.

  그 여자애는 공부하는 학생이니까.

  우선 타일랜드나 아시아 사람을 보면 가정부라고 생각하고 무시하니까 서운했나봐.

 

 

요르단 대학 앞에 있는 카페에 앉아, 요르단 지인으로부터 그 얘기를 들으면서

나는 마흐무드를 생각하고 있었다

 

마흐무드는 이집트에서 요르단으로 일을 하러 왔다

마흐무드는 내가 그나마 간단한 단어조차 표준아랍어밖에 모른다는 걸 알고,

전에 한번은 리에쉬(왜)? 가 아니라 리마다(왜)? 하고 물어봤었다

리마다, 쪽이 표준어다

마흐무드는 나에게 와시크(더러운), 와 나띠프(깨끗한)을 설명해주기 위해

재떨이의 재를 자기 손에 뭍혀보인 적도 있다

아침 겸 점심으로는 버터가 스며있는, 싸고 부드러운, 커다란 빵만 먹는데,

차와 함께 먹으면 맛있고 오후까지 든든하다고 했다

약혼자와 전화통화를 하면, 아가씨가 그리움에 서럽게 운다고 한다

하지만 자기는 남자기 때문에 울지 않는다면서.

그럼 방에 혼자 있을 때는요, 하고 물어봤더니

혼자 있을 땐 울어, 라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클리프 호스텔은 암만 발라드에 있는

싸고 깨끗하고 정다운 곳이다

클리프 호스텔이 깨끗한 이유는 마흐무드가 클리프 호텔의 청소부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GOM GOM LOVER 트랙백 0 :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