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조하는 나한테는 오빠고, 가자출신의 화가이다
원래는 무함마드,라고 불러야 하지만 조하의 한국친구들은 조하,라고 부르고 조하도 그걸 좋아한다

한국에서 조하의 전시회를 열려고 했을 때, 조하가 바랐던 건 하나였다
'팔레스타인 관련 문화제'가 아닌 '미술 전시회'를 연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누구보다 크게 가슴 속에 안고 살고 있지만,
그걸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기획이 아닌 예술을 앞세우고 싶어했던 것이다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정말정말 잘 알 것 같았다

내가 아는 모든 팔레스타인 예술가들은,
특히 유럽 등지에서 잘 열리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합동 전시회, 음악회 등에 참가하지 않는다
나 역시 아름답게 손을 맞잡고 화해의 길로 애써 나아가는, 그딴 건 좋아하지 않는다
노력이 아니라 기만이기 때문이다
오슬로도 치욕적이었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마저 점령촌(settlement)가 들어서고 있고
그 빌미로 분리장벽은 계속 건설되고 있다
그리고 그 장벽 건설 현장에라도 어쩔 수 없이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하는 팔레스타인 노동자들도 있다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의 기생충 취급하는 단단한 시스템과 감정선을 공고히 쌓아가면서...무슨놈의 합동 전시회..

나는 정의를 바라는 사람이 아니라 취향이 모든 걸 이기는 인간이라, 내 몸이 아프자 팔레스타인이 멀어졌다
그런데 Gail Nelson 이란 외국 활동가가 Red Sea Jazz Festival을 알려왔다
나윤선씨의 참가도 함께.
나는 잠시 기다렸다. 좋은 소식이 오기를 기다렸다
아직까지 아무 얘기가 없는 걸 보니, 아마 나윤선씨는 페스티발에 참가하려나보다

어떤 문화교류는.... 그냥 기만의 수준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피말뚝이 되기도 한다
나의 경우엔 게으름이었다. 어떤 게으름은, 상대에게는 목숨이 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자기 합리화. 누군가에게는 체면을 지키기 위한 자기 합리화가
상대에게는 역시 모욕과 목숨과 절망이 되기도 한다.
어떤 문화교류는, 말이 된다. 그 음악제를 여는 자들에게 얻어터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건 그 폭력에 동조한다는 말과 똑같다.

나는 덤덤하게 화가 났는데, 팔레스타인평화연대의 뎡야는, 길게 보자고 한다.
얘기를 하자고, 계속 얘기를 걸어서 나중에 그 사람이 마음을 바꿔서, 전에는 그런 데 참가했던 사람이 다음 번에는 참가거부를 한다면, 그게 더 힘이 있지 않겠냐고...
...현명한 사람이다. 나는 그렇게 멀리까지는 잘 안보인다.

좋은 음악이 좋은 말이 될 수 있기를. 아 진실로..



http://www.facebook.com/younsunnah.fanpage#!/video/video.php?v=236391206431744

Posted by GOM GOM LOVER 트랙백 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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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gotothezoo.com BlogIcon GOM GOM LOVER 2012.01.16 23:49 신고

    어휘선택에 태클이 들어와서 공손한 설명을 첨가합니다
    1. 게으름이 값이 사람 목숨이라는 얘기는 과장이 아니었으며
    2. 피말뚝이란 건...앞뒤 설명이 부족했네요. 요즘 별순검 시즌3을 다시 보기 하고 있는데, 거기 말뚝이 나와요. 사람 배 어딘가에 말뚝이 박히면 즉사하는 게 아니라 서서히 죽어간다네요.
    노골적인 폭력과 가식적인 억압 중 어떤 게 더 나쁜지는 따질 게 못되지만, 이미지로 떠올렸을 때 문화적인 억압, 가식적인 억압은 저런 말뚝 같아요. 가슴에 박혀서 답답하게, 서서히, 빼지도 못하고 움켜쥔 채로 죽어가는 거죠. 역시 과장 같나요?
    굳이 그런 얘기를 했다, 라거나 이미지를 떠올렸다, 라는 건 뭐... 심하다 하시면 그런가보다 하겠지만, 문화라는 허울로 가려진 폭력이 말뚝과 같다는 건 과장 아닙니다. 팔레스타인에 여행을 추천드려요. 생기넘치는 라말라 거리에서 리바이스를 사 입고 샹그리아에서 샹그리아를 마시면서 '너네 삼촌이 어떻게 죽었...순교하셨다고 했었지?' 하고 얘기를 꺼내보세요.
    답답하게, 빼지도 못하고 움켜쥔 채로 죽음을 향해 달려가야했던 젊은이들의 얘기가 허공을 가득채우고 있으니까!
    3. 식민촌, 이라고 부르기로 해놓고 또 까먹었네요...-_-;; 다음부터 꼭 settlement 는 식민촌!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blog.jaigurudevaom.net BlogIcon 라일 2012.01.20 03:41

    무함마드 조하라는 분이 문화제가 아닌 미술전시회를 열고자 했다는 데 저는 크게 공감해요. 이미 보신 제 글에 담긴 제 생각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 글을 쓰게 만든 올리브나무라는 웹진은 제 트랙백을 받아주지 않는군요. 막 엮이고 싶어서 여기다 트랙백 했어요.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s://gotothezoo.com BlogIcon GOM GOM LOVER 2012.01.20 15:44 신고

      공감하는 부분과 반대하는 부분이 교차하면서 지나가네요 ㅋ
      그래서 저도 하나 또 흩어놓고 트랙백 걸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