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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소림명월도>
단원의 이 그림과 조우한 건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이라는 책에서였다
자분자분 강의식 말투라 이해도 공감도 잘되는 책이었고,
거의 끝부분에 이 그림이 나왔다
난 그닥 미적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지만 이 그림을 보고 한동안 넋이 나가 있었는데
가슴 한 구석이 쓰리는 아련함같은 통증 때문이었다
단어로 표현하자면, '쓸쓸함' 이다
그러고 나서 글을 읽었는데, 작가가 이렇게 썼다
'...시골 뒷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야산 풍경......그런데 왜 가슴이 저려오는 것일까? 마음 한편이 싸 하니 알 수 없는 고적감에 시리다...'
내가 느꼈던 것이 거기 그렇게 써 있다는 게,
나도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는 미적감각은 있구나 하는게 놀라웠다
그리고나서 다시 그림을 봤는데
거짓말처럼 그 싸한 내음이 사라지고 그저 그림만이 덩그러니 있어서 또 놀랐다
그리고 그 후로도 아주 가끔, 제멋대로
그 쓸쓸함이 이 그림에 묻어나는 때가 있다
나처럼 둔한 사람들은 그런 것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어서
마냥 기다려야 하는 것 같다
by Aisha Al-Ms
이건 페이스북에서 Aisha Al-Ms 라는 사람의 앨범에서 퍼온 것이다
어딘지도 모르겠고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왜 이런 풍경이 있는건지 그 이유도 물론 모른다
이 사진을 보자마자 단원의 소림명월도가 떠올랐다
물론 구도가 좀 비슷하고
달 대신 주황색 해가 타오르고 있는 모양새도 비슷하긴 하지만
비슷한데 뭔가 다른 그 싸한 느낌 때문이었다
소림명월도에서 느꼈던 것과는 다르게
이 광경은 축축하고 비릿하고 고통스러웠다
그래도 단어로 표현하자면
마찬가지로 '쓸쓸함'이다
사는 건 어느정도 쓸쓸함이라 치자
운이 좋은 쪽에 있건 그렇지 않은 쪽에 있건 간에
우선은.
나는 현실이나 꿈이나 기억을 거의 못하지만,
아주 어려서부터 비슷한 테마의 비슷한 느낌의 꿈들을 반복해서 꾸고
몇 년 전에 꾼 꿈속의 어떤 건물, 어떤 시점의 장면을
그 몇 년 후에 갑자기, 문득, 정확하게 떠올려내곤 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 꿈들은 뭔가 메시지가 있는 거라고
그렇지 않고서야 내 평소 기질이나 능력을 그렇게까지 뛰어넘어 일관성을 가질 수는 없다고
그렇게 믿고 있다
...
그런데 요즘에는 새로운 증상이 생겼다
바로 무서운 꿈이다
공포감이 촉감처럼 느껴지는 생생한 꿈
사람을 죽이는 장면들, 그 죽이는 자의 얼굴들, 도망가서 숨던 순간 울리던 핸드폰
이 모든 것들이 잠에서 깨고 나서도 한동안 정확히 기억날 정도다
난 현실세계에서 만난 사람 얼굴도 정확히 기억을 못하는데.
그리고 그런 날은 공포감으로 하루종일 심장이 뛴다
죽음에 대한 꿈이 반복될 때는 이유가 있는 거다
한겨울인데 철거를 강행하는 건 죽으라는 거겠지.
사대강 삽질이란 건 그저 사진 속의 풍경이 바뀌는 그런 것이 아닌게 분명한데.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서는 사람이 죽는다.
티벳이나 앙골라에서도 죽는다고 들었다.
나는 때로 빚이 산더미 같아서 갖고 싶은 코트를 살 수 없는 게 고민이라는 사실이 행복하다는 게
발가락 끝에 있는 신경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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