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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키우던 삼색고양이가 있었는데
여자애였고, 이름은 '꼬마' 였다
할머니는 꼬마를 보면 항상
"옷을 참 잘 입었어"
하고 말씀하셨다
털 색이 예쁘다는 표현이다
꼬마는 옷만 잘 입은 게 아니라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할머니 댁인 전남 장성 시골에서 도둑고양이로 태어났다가
고양이가 갖고 싶다는 나 때문에 서울로 오게 되었다
꼬마는 모래상자와 함께 커다란 박스에 포장되어서 고속버스 짐칸에 탔고
그걸 엄마가 터미널에 가서 데리고 왔으니,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는 하악 거리며 벽을 박박박박 긁어대며 성질을 부렸다
하지만 사춘기를 거치고 어른 고양이가 되었을 때는
꼬마는 손톱을 세우고 박박거리던 자태는 찾을 수 없이
우아한 삼색 고양이가 되어 있었다
그게 다시 시골로 내려가자
적절한 우아함과 타고난 야생성이 혼합되어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거듭났다
꼬마는 마당과 산을 뛰어다니며 사냥을 했고,
더우면 자연스럽게 종이문을 뚫고 에어컨이 켜진 방에 들어가 한숨 자다가,
또 동네 고양이들과 하악질을 하고 뛰어놀다가,
배가 고프면 다른 고양이들이 사람눈치를 볼때 도도하게 그 사람들 사이를 뚫고 부엌으로 가,
솥단지 옆에서 먹을 것을 챙겨먹곤 했었다
이 노래는
나한테는 듣기보단 보는 용도이다
다른 정보는 필요없지만
배경은 알아야 한다
이건 70년대의 레바논이다
시리아와 이스라엘 사이에 찡겨있는, 그래서 종종 쑥대밭이 되는,
그 '아랍국'이다
난 이들의 스타일을 분석하고 싶지 않다
그건 스타일리스트의 일이다
옷차림이 주는 얄팍한 이미지는 내 친구 곰 덕분에 잘 알고 있다
곰은, 주변 사람들이 옷차림이 이상하다고 말하지만
막상 어떤 점이 이상하냐고 물어보면
딱히 뭐라 집어서 얘기해주는 사람은 단 하나도 없다면서
괴로워하는 중이다
그래서 이미지에 묻어가며
그 이미지가 이면에 품고 있는 당시의 국제정세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다만
이 말이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했다
'멋진 옷을 입었군요'
라고.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복고.
그것도 뒤늦은 복고'풍'이 아니라, 그때 당시의 모습이니, 이건 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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