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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걷고 있다
술을 잔뜩 먹었고
난 술취한 기분이 좋다

나는 술에 취하면 사람들에게 다정하다
맨정신에는 잘 안보이던 나의 손짓하나 몸짓하나 말투 하나가
드러나는 게
신기하다




기억력이 매우 나빠서
항상 오늘만, 지금만, 나만 보고 걸었다
그래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지나간 것을 잘 놓게 된다

시간도, 이미지도 없는 나의 기억들은
어떤 느낌의 덩어리로 그냥 떠돌다가,
가끔 필요에 의해 말로 설명하게 되면
그제서야 언어라는 뚜렷한 형상으로 새겨진다
그리곤 그대로 기정사실이 된다

난 내게 일어난 일을 모른다
기억을 하지 못한다
다만 내가 그 일에 대해 언젠가 얘기했던,
그 언어를 새기고 있을 뿐이다
지속적이지 않은 모든 것들은
나를 떠나간다
나의 시간에는 연속성이 없고
나는 사건들을 꿰맞추는데 양심의 가책이 없다

내겐 당연한 일이니까




난 크게 잘못한 일이 하나 있다
절대 부정할 수 없는 일
선택은 어렵지 않았다
선택에서 힘들진 않았었다

다만,
그 일이 왜 일어났는지를 묻게 되면
그 한순간의 선택이 아니라
내가 상당히 만족스럽게, 괜찮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그간의 나의 삶이 전부 심판대에 올라가게 된다

어디서 방향을 잃었던 건지는 모르지만
그 한 사건이 내게 단정적으로 말했다
나는 어쩌면 잘못 산 것일지도 모른다고.
내가 살아온 것, 행동했던 것, 선택한 것들을 버무린 그 결과에
책임을 지거나, 또는
감당을 하라고.

아픔?
기억나지 않는다
아련하게 남아있던 느낌도
분명히 시간이 지나니 사라졌다
난 그건 영원히 남을 줄 알았었다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시간이 더 길다
일상적인 공기를 뚫고 지나는 때가 더 많다

그러다가
슬픔조차 느껴지지 않는 멍한 가슴이
얼마나 답답한지
때로 문득 실감이 날 때가 있다
답답해서
쥐어 뜯고 싶은 먹먹함

무언가 얘기를 해야할 것 같은데
막상 토해낼 게 없다
기억이 나질 않는다





"별 일도 없는데 왜 슬퍼하는거야?"

실은 딱히 슬픈 것도 아니다

"그럼 왜 그렇게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건데?"

그러게.
이유가 없는 것도 아니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 이야기를 했어야만 했다












Take Me Somewhere Nice                               by Mogwai


Ghosts in the photograph
never lied to me.

I'd be all of that
I'd be all of that.

A false memory
would be everything.
A denial my eliminant.

What was that for?
What was that for?

What would you do
if you saw spaceships
over Glasgow?
Would you fear them?

Every aircraft,
every camera,
is a wish that
wasn't granted.

What was that for?
What was that for?

Try to be bad.
Try to be b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