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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를 따라가지 않았냐고
그 아가씨가 슬픈 표정으로 물었다
- 모르겠어. 어쩔 수가 없었어
어쩔 수가 없는 일은 세상에 없다고, 아가씨는 화를 냈다
- '따라가는' 게 아니었어. 처음에 우린 그렇지 않았어.
손을 잡고 같이 가는 거였어.
그냥 무작정 춘천에, 목포에, 도갑사에, 부산대학교에, 무슨무슨 기차역에, 아무데나 있는 건물들에 갔던거였어.
하지만 서울에 돌아왔더니 모든 것이 달라졌지. 서울은 모든 걸 다 바꿔놔.
그가 뒤돌아서 가기 시작했을 때는, 따라가야 했던 게 맞아.
그런데 그래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하는 건지를 몰랐어.
그래서 따라가지 않았어. 어쩔 수 없었어.
아가씨가 자기 얘기를 해줬다
나는 밤새도록 펑펑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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