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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워내기

2001/05/22 오해

GOM GOM LOVER 2007. 5. 6. 02:17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59 오해  김하운  05/22 0



때로 나는

어떤 사람과 있는 어떤 상황에서

내가 정말로 그럴 듯한 이유를 가지고 한 이러저러한 말들이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만들 정도로 명백히

잘못 전달되었다는 걸 확신한다


모든 말들이 빚는 미묘한 오해들에 대해서

그렇게 확실하게 느끼는 건 아니다


그저 때로

어떤 사람과 있는

단 하나의 어떤 상황에서만 그렇다


그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가고

난 그가 내가 말한 것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하지만 오랫동안 못볼 것이기 때문에

해명할 기회를 가질 수 없다


생각해보면 그 해명이란 것도 웃긴일이다

난 네가 지금 내 말을 오해하고 있다는 걸 확신해

항상 그러는 건 아니지만 왠지 이번엔 그렇다는 확신이 들어

그러니까 그 때 상황에 대해 다시 얘기해봐야 겠어

그리고 내가 말하기 전에 네가 오해를 하고 있는지

더 확실히 하기위해 네 말을 먼저 듣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리고 적어도 겉으로는 평소처럼 얘기를 하고 헤어졌던 우리는

다만 그 안에 오해가 있을거라는 나의 확신때문에

난데없이 다시 마주보고 그때의 얘기와 그때의 상황들을

끄집어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입을 다물기로 했다

그리고 만약 시간이 지난 후에

어떤 우연한 자리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그 때의 얘기가 나오고

그래서 우연히도 우리가 거기에 오해가 있었다는 사실과

이제 오해를 풀 수 있다는 사실을 서로 알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시간이 지난 후 일이다

그 시간이 지날 동안

우리는 서로 다른 생각들을 하고 있을테고

아마도 그 생각들은 우리의 행동이나 그런것들에도

영향을 줄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나서 그 시간들이 지난 후 다시 만나

우연히 모든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이미 많은 것이 달라져 있을테고

이젠 오해란 걸 알게 된 그 일때문에 달라졌던

말들과 행동들과 감정들은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