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말을 해
어려서의 기억 중 팔할은 여행이다 부모님은 여행을 좋아하셔서 발 닿는 대로 돌아다니다가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자고 그랬다고 한다 심지어 우리를 지게에 얹고 돌아 다니셨던 부모님 차가 생기고 나서는 아빠는 운전을 하고 엄마는 길을 보고 토끼같은 우리들은 뒷자석에 앉아서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을 줄창 들었다 그래서 그 노래들은, '잘 아는 노래'가 되었다 부모님과 여행을 했다 기암계곡에 단풍이 넘쳤다 지금도 나는 뒷자석에 앉는다 면허증은 있지만 운전은 하고 싶지도 않고 할 줄도 모른다 오늘은 아빠가 열 세시간 동안 운전을 했다 아빠는 내가 내는 돈도 받지를 않는다 그래서 밥값도 여전히 아빠가 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이제 테이프가 아니라 씨디에서 이 노래가 나왔다 어서 말을 해 유익종/이춘근 사..
공간/서울 아닌 곳
2009. 10. 2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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