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보내는 편지 중 한 부분) 나는 무엇을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메탈리카, 검은색, 곰, 회색곰, 북극곰, 갈색곰 등등이라고 대답하고, 무엇을 싫어하냐고 물어보면, 바퀴벌레, 빨간색, 굴, 굴국밥, 굴전, 굴무침, 굴을 넣은 김장김치 등등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이 나건,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을 하건, 베트남 전쟁이 역사의 흐름과 파워게임에서 무슨 의미가 있건, 나는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 난 내 반경 삼백미터 안, 내 세상에서 메탈리카와 곰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다. 이라크로 가는 길목에, 요르단에서 반전평화팀을 만났다. 잠시 들러서 인사나 나누고 헤어질 인연이라고 생각해서, 멀찍이 바라보기로 작정하고 봤는데, 반전평화팀 사람들의 첫인상이 어땠냐 하면, 뭔가 낯설었다..
다니면서 이야기를 만난다 1. 체크포인트와 벽. 몇 년 전 비행기를 타러 요르단 국경을 넘어 텔아비브에 왔었다 바다, 호텔들, 해변을 뛰어다니는 커다란 강아지, 비키니를 입고 거리를 걸어다니는 멋진 아가씨들과 청년들, 소매 없는 옷에 팔에는 문신이 있던 우유가게 아줌마. 읽는 것을 어려워하는 내가 한국에서 그나마 몇 번 읽었던 글들에는 높이가 팔미터나 되고 사람의 생활과 숨통을 한꺼번에 끊어버릴 것 같다는 분리장벽이 있었는데, 도대체 어디로 가면 이 광경이 끝이 나고 모욕적인 체크포인트와 공상과학 영화의 암울한 미래에서나 나올법한 그런 분리장벽들이 있다는 건지 도무지 공간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스쳐가는 칼란디아 검문소 앞에서 그 벽을 보았다 그냥 차를 타며 지나가는 광경이었다 밤이었고, 사람들은 없었고,..
그러니까 무슨 말인지가 어려운거다 정상적인 S&M 이라면, 채찍과 재갈이 바로 옆에 있는 데도 불구하고 엉덩이를 찰싹 때리는 정도(이 정도는 소위 '정상적인' 섹스에 해당하니까)에서 그치는 것을 말하는 걸까, 아니면 제대로 재갈을 물리고 채찍을 때리는 것(그래야 S&M 세계에서는 '정상'일 테니까)을 말하는 걸까. 자체 검열을 거쳐 구글에서 불펌한 S&M 이미지 ◁ Family Guy 10년 전에는, 노을이 지던 벤치에 앉아 수줍게 웃으며 고백했던 그녀가 어느날 부터 때리기 시작하더니 그 다음엔 촛농을, 그 다음엔 구두 뒷굽을 그리고 끝내 칼을 들었다면서, 어디까지 사랑인지, 과연 헤어져야 하는 건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던 한 청년의 사연이 마냥 웃겼다 난 로리타 컴플렉스에는 웃음이 안나오지만, S&M은 상..
한국-팔레스타인 합동 전시회 에 한국 작가로 참여해서, 멋진 작품들 뿐 아니라 초인적인 일 능력과 인내심과 상냥함(!)을 보여줬던 스트릿 아티스트 크루 - 정말 잠도 안자고 작품+일을 해냈다 - 이 남자는 SUPACRQS (수파서커스) 의 리더 Gufmott (거프모트) 씨다. 이들이 정기적으로 여는 반상회 같은 게 있는 데 이름이 다 4번째 Habits 가 청계천과 홍대 ctrt 에서 있다길래 잠깐 들렀다 네번째 HABITS 포스터 아, 근데 정크하우스...와 수파서커스는 무슨관계일까요 현대 예술의 족보는 항상 어렵다 여기도 dEUS 와 Moondog Jr. 의 족보 같다 어쨌든. 도착했더니 마침 시작하려고 할 때. 모여서 얘기를 하는 것 같더니 앉아서 단체 사진을 찍고 라이브 페인팅 시작 구경하는 아..
dEUS의 1996년 앨범 에 있는 곡이다 이 과 - 또 2005년이다 - , dEUS의 이 두 앨범은 최근 일이년 동안 나를 거의 지배하고 있다 밴드는 벨기에 출신. 난 벨기에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 하지만 들려요? 이 많은 악기들 이 많은 소리와 감성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dEUS 의 가사를 들으면 꼭 누군가와 만나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 든다 빌딩이 보이는 도시의 작은 골목길, 좁은 계단에서 예전에 함께 놀았던 사람과 우연히 조우할 때 그때 했던 얘기들은 뭐 벨기에나, 서울이나. Serpentine by dEUS (1996) I'm caught in the flow if things My memory's a broken machine This is how my day begins Th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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