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장난질에 놀아남 보낸날짜 Sat, 13 Jan 2001 22:44:02 KST 보낸이 받는이 소속기관 열 살이 막 넘었을 때 난 원인없는 열병을 앓았다 어느 날 갑자기 열이 올라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갔을 때 모든 검사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엄마가 간이 침대에서 밤을 새면서도 정신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실때 의사들은 나의 증세를 흥미로워했다 열병을 앓기 전의 내 모습은 내게 너무 생소하다 나의 과거라고 하기엔 너무 이질적인 삶이었다 약물의 후유증에 따른 갑작스런 몸의 변화와 함께 어느 날 정신을 차리니 십 년간 익숙해왔던 삶과는 너무 다른 나를 받아들여야 했을 때 난 오만하게 미치지 않기 위해 변화의 이유를 필요로 했었고 이렇게 생각했다 아마도 신은 십 년간 내게 주어졌던 삶이 잘못됐었다고 생각했..
쇼쇼쇼쇼타임 조회: 0 어설픈 유희들 그래서 남겨진 자국들 그걸 가리려는 팔찌들 세상은 지루하리만큼 신선한 것 같다 혼자 떠들다 고개를 들어보니 이리저리 사람들 많기도 하네 다들 구경하는 자세가 안되어있어 그나마 구경꾼마저 나뿐이다 진정한 원맨쇼다 나는 내가 좋아서 춤추는 곰인줄 알았는데 지인의 얘기를 듣고보니 뜨거운 양철판위에 올려놓고 탬버린을 치면 그렇게 춤을 추게 된다더라 기억에 의한 곰의 춤 그 소릴 밤에 술퍼먹고 별로 상쾌하지 않게 깨어난 여관방에서 들었다 하긴 난 곰이 아니지 하하 다행이야 2000-10-23 오후 10:18:00
글쓴이:김하운 (22lover@hanmail.net) 2000/10/3(화) 22:15 (MSIE5.0,Windows98;DigExt) 211.178.110.252 1024x768 새벽대구기행 문득 마음을 먹고 밤에 대구행 버스를 탔다 새벽 세시에 모모군은 버스 내리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더 이상 길거리에서 잘 수 있는 날씨가 아니다 또 길거리에서 잘만한 옷차림도 아니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자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었다 우리는 소주 세병에 푸짐하게 안주를 차려 여관으로 갔다 취하지 않던 술은 어느 순간 갑자기 올라왔고 여관방도 추웠다 누가 나에게 자기를 동정하냐고 화를 내며 물어본다면 난 그 질문의 첫단어를 듣기 시작했을 때의 그 표정 그대로 한참동안 그를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그를 동정했었을..
페이딩아워즈오브어드리머 조회: 0 그 사람은 좆같은 난리굿, 소위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삶에 대한 것이었다 녹아서 젖어버린 몽상 나는 의식적인 내 의식을 경계하면서 그렇게 경계해야 한다고 항상 말했으나 그의 꿈은 삶과의 경계가 없었다 구토질 끝에 그의 꿈에서 벗어나서 내가 알아버린건 내 삶에서 벗어나지 못함...과 영원이란 건 느끼는 자의 몫이라는 것 구토질은 멎었지만 그의 죽음은 아니, 존재감이 없다는 사실은 스며드는 것이었다 2000-09-28 오후 11:59:00
글쓴이:김하운 2000/9/10(일) 20:15 (MSIE5.0,Windows98;DigExt) 211.176.71.209 1024x768 축제마감야릇한여운 잠깐 몇 분의 공연을 위해 사람들이 애썼던 모습들이 기억난다 사람 버글거리는 행사는 아니었지만 예뻤다, 시작이라는 거 이반들이 있는 공간은 모르는 사람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내 성격도 안 통하는 것 같다 당연하게도 내 삶을 풀지는 못했지만 우리들 웃으면서, 또는 별 감정없이 한 얘기들 그것만으로도 내가 편해질 수 있었다는 건 솔직히 기쁘지만은 않았었다 아직도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내겐 잊을 수 없게 소중했던 남자가 있었는데도 그런데도 작년말 이후에야 겨우 내 안을 들여다보다 가장 솔직한 것을 찾자고, 그래서 중학교 이후 흔들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606 낯선이의박하사탕 김하운 09/05 19 자리도 많은데 홀홀 할머니는 굳이 내 옆에 앉았다 기사양반이 맘에 들었나... 툭툭치는 할머니 돌아보니 은근히 웃으며 조잡스런 투명비닐에 덮힌 박하사탕을 내미신다 시청에 다 와갈무렵 내릴 준비를 하느라 빈 자리로 옮겨 앉았더니 기다리기나 한 듯 절편떡을 빼무는 홀홀 할머니 조잡한 투명 비닐에 덮힌 박하사탕은 절편 떡에 대한 할머니의 나름대로의 댓가가 아니었을까 아닌 게 아니었을까 아니었을까 그런 고민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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