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입만, 과자 한 개만, 백원만, 그런 파티, 거기로 가는 길, 그때 그 사진, 옛날, 그거, 내 노래, 내 기억, 내꺼 내꺼 내꺼 그 아가씨는 삼백미터 안쪽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관심있게 바라보고 있다 전시를 좋아하고, 뮤지컬을 좋아하고, 레이디 가가를 좋아하고(레이디 가가를 딱 좋아하게 생기지 않았어요? - 레이디 가가를 딱 좋아하게 생긴 건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 다음 말을 듣고는 좀 이해가 갔다. 그리고 난 레이디 가가를 보면 이정현이 떠오른다 - 그리고 난 코요테어글리도 좋아해요.), 그리고 코요테어글리의 그런 파티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서 난, 록키호러픽쳐쇼를 좋아하고, dEUS의 이런 뮤직비디오를 좋아하고, 이런 난잡한 파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 아가씨는 말을 듣지 않는다 다..
머리를 잘랐다 난생 처음 앞머리를 내렸다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거다 시대가 변했다 나와 접한 지점만을 보고 있었는데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난 집으로 가는 시장통 한 가운데 서 있었다 각자가 자기들이 접한 곳만 바라보고 그렇게 살아도 세상은 변한다 난 반항을 해본 적이 없다 반항할 이유도 마땅히 없었다 나처럼 희망을 믿지 않는 사람은 혁명같은 것도 꿈꾼적이 없다 하지만 좀 이상할 때가 있었다 북극곰도 그랬겠지 어느날 자고 일어나니 빙하가 없어지는 그런 건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5-EU-Xwm7RY The Pretender by Foo Fighters (2007) Keep you in the dark You know they all pretend Kee..
뭔가 발밑에 턱, 하고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정장을 사고 화장도 했다 어떤 옷은 출근을 한 후에조차도 조용히 갈아입어야 한다는 것도 이젠 감을 익혔다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이유인 것 같아서 고기를 먹기 시작한 지도 두 달째다 물고기와 닭튀김을 선택해야 되는 순간이 오면 굳이 닭튀김을 선택했다 옆자리에 앉는 아주 멋진 아가씨의 자태를 보고 배우려고 관찰하면서 따라하기 시작했는데, 내가 그런다는 것을 한달만에 모두가 눈치챘다 아니면 내가 먼저 말을 해버렸던가 그러면 나아질 줄 알았다 아니, 나아지는 게 아니라 좀 달라질 줄 알았다 그렇게나 애를 쓰던 것이 나의 불찰로 다 소용없어지고 결국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눈길과 미소를 마주하게 되었는데, 나는 외로웠지만 왠지,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사람들이..
광대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며칠 전 일이다 광대가 5년 전 쯤에 홍대에서 살 때 한겨울이었고 이불을 털고 있었는데 홀연 나비가 한마리 날아갔었다고 한다 한겨울에, 아무리 생각해도 마법같은 일인데, 하지만 워낙 시크한 광대는 마음을 쓰지 않고 넘어갔다 그리고 지금 광대는 망원동에 있는 옥탑에 살고 있다 올겨울은 추워서 변기가 얼어서 잠시 고생했었다 그리고 그 날은 열심히 변기를 녹이고 있는데 그만 부엌에서 무당벌레가 나온 것이다 두 번의 매직. 나는, 당장 이름씨와 함께 여행을 떠나, 라고 말했고 광대는 아마도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얘기를 했던 것 같다 해가 바뀌었고 설날이 지나면 음력 해도 바뀌게 된다 두 번이나 계시를 받은 광대는 대박이 터져 백만장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 외 다른 ..
매고 다니는 가방이 무거워서 허리를 구부정하고 땅을 보면서 걷는 편인데 어젯밤 퇴근 길에는 너무 추워서 문득 고개를 들었다 새로 이사간 집으로 가는 길에는 시장이 있고 그동안에는 집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만 바빠서 몰랐는데 돌아보니 눈에 들어오는 문닫은 점포들이 갑자기 낯익었다 지금 살고 있는게 나중에 떠오를 때면 어떤 내음과 이미지들과 느낌으로 남을 수도 있는 것을,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는 바람에 그걸 하마터면 놓칠뻔 한 것 같아서 마침 그 날, 추워서 고개를 들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이사간 집은 계단 밖에 있는 대문이 대박이다 직장이 숨막혀서 죽을 것 같았고 하지만 사람들이 다 좋아서 딱히 탓할 곳도 없었고 긴장이 풀리지 않아서 걷는 것조차 어색했었는데, 마음이 가는 한 사람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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