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인문학

2018.06.05 01:02 from 공간/서울

인문학은 '우리'의 범주를 넓히기 위한 이해를 쌓는 것. 

공감은 '우리'의 범주가 넓어졌을 때 얻는 강렬한 충격.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들만의 천국이 되어서는 안 된다. 

거대한 자본 시스템의, 

혹은 국가와 민족을 기반으로 한 소속감의, 

혹은 해방에 대한 필요를 불러일으키는 권위의 대안으로, 

배타적인 '우리들만의 천국'을 쌓아서는 안 된다. 

내가 협동조합과 마을 공동체를 우려스럽게 바라보는 것, 

중산층 대안 공동체들과 정체성 정치를 찬성할 수 없는 것이 그 때문이다. 

'우리'가 풍족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하자가 있는 남들'이 배척되어야 하고, 

거기에다 '존재감이 없는 남들'이 삶을 걸고 굴리는 경제 수레바퀴의 최소 중간 이상이 되거나 룸펜이어야 하고, 

방어적인 출발점은 '위험한 남들'에 대한 개인의 정당성 확보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범주가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디딜 기반을 넓히는 데 쓰이게 된 인문학. 

가상의 디딤돌, 모래 디딤돌.

Posted by GOM GOM LOVER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