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5.05.20 wenek Lucia?
  2. 2015.05.15 열쇠를 버렸다
  3. 2015.05.05 지렁이집의 호박 (1)
  4. 2015.05.05 공에서 유심으로
  5. 2015.05.04 내가 보았던 것 (2)

wenek Lucia?

2015.05.20 07:53 from 아랍의 꽃저녁

"all I need is a glass of wine to love you and to see the world,

and you need all those mysteries and colors just to see me and to fall in love with the world?

I will be gone but my first child will not be without her father

and she will finally bury me in the proper place.

until then, I will not go and I will not return."


said Lucia.

long ago.


and what happened to her great great great granddaughter of her first child, me, the one who cannot even understand her words?

the only thing I truly know is that something she wanted to say is there inside of me, sleeping and waiting.

so what if the history doesn't allow anything to reveal those words again, never again?

I decided not to take the burden all alone. that is the only reasonable thing I can understand.


where are you and your words Lucia, if I am those words then why Im still as light as a feather and floating above the water?


****************************************************************************


her first child, my great great great grandmother, failed to bury Lucia anywhere, since she left abroad by force never to come back.

all the revolutions, wars, changes, and people failed to stop repeating themselves.

and what about me?

Im even more vulnerable than any other.


****************************************************************************


and I know that like me, everyone else has the same story.



*****************************************************************************





Posted by GOM GOM LOVER 트랙백 0 : 댓글 0




살던 집은 없어졌다고 했다
나는 아직도 그 집 열쇠를 가지고 있는데
자라지 않는 자식을 가진 부모 마음은 어떨까
나한테는 영원히 새끼고양처럼
이제 열쇠는 됐고
독해, 혹은 해독을 할 수 있는 자를 찾는 게 급하다
아주아주 급하다
하지만 자기가 받은 특별한 느낌이 자기가 줄 수 있는 어떤 것인 줄 아는 착각이 사방팔방 천지다
송충이밭을 지나듯 잘 지나가려면 주의력과 꼼꼼함이 필요할텐데
그런 건 어디서 구하지

마녀의 약이나 무당의 잡탕죽 같은 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금단의 열매에는 목이 몇 개나 달린 괴물이 괜히 지키고 있는 게 아니다

뒤돌아보면 처음부터 난 알고 있었는데 왜 지금 당장 일은 보이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


                                   그림: Milan Paštéka   고맙: Bulent


























Posted by GOM GOM LOVER 트랙백 0 : 댓글 0

지렁이집의 호박

2015.05.05 06:35 from 공간/서울



내가 사는 집은 지렁이집이다

지렁이가 주인이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는 음식물 쓰레기를 전부 지렁이에게 주는데, 그러면 조금 지나서 모두가 탐내는 흙이 생기고 음식물 쓰레기는 사라진다

어느 날에는 비가 들쳐서 지렁이들이 단체로 탈출을 하는 바람에 물을 걷어내고 지렁이들을 주워담아야 했다

지렁이가 음식물 쓰레기를 먹어주는 건 좋은데, 스티로폼 박스 속에 지렁이-음식물-흙, 에서 끝나는 관계여서 고민을 좀 했다

나무를 심을까

그리고 누군가가 먹은 호박씨가 자랐다



그런데 이 호박싹은 '웃자란' 거라서 생명으로서 기능이 약하다고 했다











Posted by GOM GOM LOVER 트랙백 0 : 댓글 1

공에서 유심으로

2015.05.05 04:50 from 크리스찬곰


모네의 그림을 좋아한다

흩어져 있는데 또 모여있어서 알아볼 수 있다

인상파라고 한다

왜 수업시간에 모네를 배웠던 건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고유명사를 쓰지 않고 냈던 첫 레포트는 성적이 좋았고

마찬가지로 써냈던 기말 레포트 때 교수는 '이제는 아니야'라고 말했다

모네의 그림에 대해서 말을 하더라도 윤곽선을 그릴 줄 알아야 하는 단계가 있는 법이었다


말을 잘 못하는 건

말 하려고 하는 게 자꾸 흩어졌다 모였다 하면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운이 좋으면 어쩌다 모여있는 것들을 어쩌다 언어에 가둬서 심지어 기억도 할 수 있지만

대개는 그 전에 다시 흩어져서 다른 데서 다른 모양새로 모인다

심지어 그것도 또 흩어진다

이건 말을 잘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그렇다고 말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지인은 스님이 되었다

난 그 친구가 나에게 화엄경을 보여주려고 스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말에 대해서 얘기하자 스님은 '이제 공은 됐고 유심으로 가라'고 말했지만

사실 스님이 내게 던져줬던 건 공(연기)이나 유심이 아니라 화엄이었다

소설 화엄경은 예전에 읽었던 적이 있지만, 친구가 권하면 같은 책도 다른 책이 될 수 있다

화엄은 다른 차원, 다른 층을 보여준다

내가 봤던 화엄이 긍정하는 건 삶과 전달이다

화엄의 빛은 고요하고 그 빛을 전하는 입들은 보살들이라, 거기서 중요한 건 관계성이다

전달은 삶에서 이루어진다

삶의 만남이 전달이 된다

가르치고 깨닫고 발전하는 목표지향적 임무가 아니라, 

어느 순간 그 상태인 두 존재가 만나서 그 순간의 서로를 채워줄 수 있는 관계성 안에서의 성장이다


+


한 개인 안에 모든 것을 잘, 가능한 완벽하게, 다 장착하라는 걸 우리는 어디서 가르치고 어디서 배운걸까

난 내 아이가 온전히 나 개인에게 의지한 채로 이 세상에 나오게 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방편, 혹은 삶의 다른 시간들과 단절된 하나의 방법으로서 유치원협동조합이나 공동육아를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정말 멋지게도 생각이 같은 지인들이 있지만 난 아직도 하염없이 수줍다

온갖 자리에서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매력적이며 준비되어있는 개인인지를 발산하는 데 익숙해있다

그런 사람들이 모이면 행복해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진실로 애매모호하지만 또 굉장히 명료한 어떤 자격선 밖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그 밀려난 자들이 불편하고, 멋지지 않고, 분위기를 망쳤다는 죄목으로 온 책임을 다 진다

난 밀리다 밀리다가 대체 내가 설정하지도 않은 그 기준선이 왜 그리 힘이 센지를 이해하려고 애써본 적이 있는데

그건 대개 내가 뭔가에 동의했기 때문이었다

아주 미묘한 입장이 낳는 커다란 실수를 절대 하지 않아야 하는 건 아닌데

나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이를 갈지는 않지만, 뭔가 알아가고 배우는 데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잘 모르겠다

같이 사는 법









 









Posted by GOM GOM LOVER 트랙백 0 : 댓글 0


내가 팔레스타인에서 실제로 머무른 기간은

십년 동안을 잡고 봐도 일년 하고 몇 개월 뿐이다

그리고 그 동안에도 난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집하고 커피집하고 술집만 왔다갔다 했다

팔레스타인 친구들이 좀 돌아다니라고 걱정을 할 정도였다

한국에서 지인들이 올 때 빼고는 콘서트나 문화행사나 시위나 가족방문이나 뭐든 간에

하여튼 아무 데도 가지 않았고 갈 생각도 별로 없었다

망할 문화행사들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고

다시 좀 자다가

빨래나 청소를 하고 고양이들 밥을 주고

라말라카페에 가면 언제나 친구들 중 누구라도 있었고

저녁까지 별 쓰잘데기 없는 농담에 수다를 떨다가

남편이 일하는 문화재단에 가는 길에 크나파 이백오십그람을 사먹고

가서는 개들이랑 놀고

퇴근할 때 쯤에 같이 술집에 가서 고주망태가 되도록 마시고 나서

어쩐지 아침에 눈을 뜨면 집이었다

집에 있는 거실 창문은 사방이 막혀 있는 건물 뒷뜰로 이어져 있었는데

집주인 아저씨가 거기에 닭과 양들을 키워서

양들이 방충망을 뜯어먹는 것을 지켜보면 시간이 금방 갔다

닭고기가 들어간 마끌루베를 먹은 날이면, 닭에게 주는 음식물 쓰레기에 닭고기가 섞이지 않게 조심해야했다

아침에는 번갈아 가면서 커피를 끓였다

난 아침마다, 점심에도, 오후에도, 시도 때도 없이 먹던 그 아랍커피(혹은 터키쉬 커피)가 너무너무 그립다

친구들하고 무슨 얘기를 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칼리드는 말을 잘하고 웃겼고, 수헤일은 말이 느리고 웃겼고, 아부 파르하는 듬직하고 웃겼고, 와하비는 잘 나타나진 않았지만 나타나면 웃겼다

지금은 브라질에서 환락을 즐기고 있는 칼리드는 나와 피로 맺어진 형제 같다

칼리드는 최근에 브라질에서 새끼 고양이 한마리를 입양했다

"너무 섹시해 고양이는. 성격이 있잖아. 그래서 마돈나라고 이름을 지으려고 했어."

새끼 고양이 마돈나

"그런데 집에 데리고 왔는데 자기 그림자를 보고 벌떡 놀라는 거야. 그게 왠지 너 생각이 나게 했어. 그래서 알리야라고 부를까봐."

새끼 고양이 알리야

나는 잘 짖고 잘 무니까 개 쪽에 더 가까워서 고양이 이름은 마돈나가 좋겠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에 두고 온 건 내 이름 만이 아니었다

성질이 더러웠지만 내가 각별히 예뻐했던 '할머니'라는 고양이는 내가 떠나오기 직전 집 안에다가 새끼를 네 마리 낳았다

그 즈음에 집 안에 새끼를 낳은 고양이가 한 마리 더 있었고, 다른 한 마리는 밖 어딘가에 새끼를 낳았는데 언젠가부터 집 안을 배회하면서 슬프게 울어댔다

새끼를 잃어버린 모양이었다

새끼 고양이들은 어느 날 한마리씩 눈을 떴고, 난 '알리야 이모다 내가 알리야 이모다'하면서 내 체취를 맡게 하려고 한마리씩 안아보았다

그 직후에 난 국경을 넘어야 했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할머니'의 새끼 중에는 까만 고양이가 하나 있었다

그 까만 고양이가 지금은 어미가 되어서 내가 두고 온 여행 가방 속에 새끼를 낳았다고 했다

내가, 알리야 이모다,를 강조하지 않아도 그 애기들은 내 냄새를 알고 있겠지

내가 가면 알아볼텐데

명확하게 해야하는 것들이 있어서

법적인 건 아니었지만 난 이혼을 하기로 했다

귀국한 지 일년 째다

세고 있었던 건 아니다

법적인 건 아무 의미가 없고, 관계는 이어질 수도 끊어질 수도 있는 거지만

우주적인 책임은 남는다

깊은 책임, 우주적인 연속성

팔레스타인에서는 양을 키우면서 살고 싶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뭘 키우면서 살까

 





Posted by GOM GOM LOVER 트랙백 0 :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