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서울'에 해당되는 글 102건

  1. 2011.03.05 동네 (4)
  2. 2011.02.03 토끼모양으로 사과 깎기 (3)
  3. 2011.01.11 지속적이지 않은 질병
  4. 2011.01.05 겨울은 추워요
  5. 2011.01.04 컴백홈 (6)
  6. 2010.10.08 두달 잠수 (4)
  7. 2010.09.14 바캉스중입니다
  8. 2010.08.10 달소식 (5)
  9. 2010.08.07 아빠 차 쥬크박스 #2 (2)
  10. 2010.07.29 방학특강 (4)
  11. 2010.07.08 해치맨 - 서울을 위한 진실로 좋은 아이디어 (4)
  12. 2010.06.22 Ditto (4)
  13. 2010.06.17 부적, 혹은 해탈이 필요함 (4)
  14. 2010.06.14 누구쉐요 쏭 (2)
  15. 2010.05.25 호기심이 부른 결과 (2)
  16. 2010.05.23 살면서 처음인것, 새로운 경험, 몰랐던 세상 (6)
  17. 2010.05.16 주5일근무자가 된다 (14)
  18. 2010.04.14 해야하는 일 (2)
  19. 2010.03.21 왜 그런 결론을 내렸는지에 대한 과정 (4)
  20. 2010.03.18 매직, 싸롱, Parov Stela와 신데렐라 (5)

동네

2011.03.05 08:43 from 공간/서울


내가 사는 곳은 가로수길인데
우리집 근처에는 카페가 굉장히 많다
옷가게도 많고 음식점도 많고
상당히 예쁜 동네지만
어딜가나 서비스는 별로다
차라리 하위문화의 중심지'였'던 홍대쪽이 더 깔끔한 편인데
그걸 과대평가한 사람이 롯데시네마인지 롯데마트인지를 두리반 옆에 지었고
쫄딱 망했다
그러니까 홍대는 롯데씨네만지 마트인지와 가로수길의 중간 레벨쯤 되는 것 같다
요즘 동네에서 맛있는 샌드위치 가게를 찾고 있는데
찾을 수가 없다
내 미각이 문제인지도 모르겠지만
우선은 '찾는다'라는 사실 자체가 나한테는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나는 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지 찾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최근에 나는 아팠고
쫌 바보가 되었다
실은 천천히 바보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 같은데
아픈 걸 계기로 공식바보선언을 하게 된 것 뿐이다


멋진 아가씨들을 찾기 좋은 장소는 게이바이고
좋은 책은 술에 취해서 새벽에 눈을 뜬 낯선 사람의 책꽂이에나 있는 거고
맛있는 샌드위치 가게는 중계동 같은 데, 그러니까 내가 가보지 않은 곳에 있는 것 같다
참고로 난 술을 더이상 못마시게 되었다
술을 마시면 담배의 부작용이 더 심해지는데
그러니까 사실 문제는 술이 아니라 담배인 것이다
그래도 난 술을 안마시는 쪽을 택했다
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난 최근에 어떤 아가씨 두 명에게 반했다
한명은 Parov Stelar라는 일렉트로닉 재즈인지 스윙인지를 부르는 목소리인데
반한지는 꽤 됐지만
아직까지 점점 빠져드는 것으로 봐서
종종 내가 반한건지 착각하는 건지를 헷갈리게 되는
말초신경의 자극만은 아니라는 거라고 결론을 내렸다
또 한명은 사진으로 본 외국인인데
난 평소에는 외국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아가씨가 데모를 하는 사진을 처음 본 순간 가슴이 뛰었고
내가 변했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나는 동선을 잘 안바꾸는 편이라
이사를 온지 몇 달이 지났지만 아직 어디에 뭐가 있는지를 잘 모른다
그저 집 앞에 싸고 맛있는 샌드위치 가게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맛있는' 부분은 어떻게 해결이 될 것 같은데
'싼' 부분은 아마 힘들 것 같다
내가 사는 동네는 물가가 비싸다


최근에 만성피로로 아팠고
직장을 그만두었고, 곧 다시 새 직장을 찾았다
어쩔 수 없어서 쉬어야 했는데, 막상 쉬게 되니 나한테 쉴 만한 돈이 없다는 걸 알았다
샌드위치 따위는
실은 현실적인 고민이 아니었던 거다


하지만 실은 우리 동네가 마음에 든다
자정까지는 북적거리지만 그 이후에는 다 문을 닫는다
조용한 와중에
집 옆에 있는 재즈바에서는 계속 공연을 한다
난 재즈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 음악 소리는 좋아한다
날이 따뜻해지면 창문을 열 수 있을 거고
그럼 음악소리가 더 잘 들릴 것이다


반대쪽에는 폐가가 있는데
고양이와 까마귀 소리가 들린다
딱히 폐가에서 나는 소리는 아니지만
폐가가 있어서 그럴듯 해진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딱 한 명을 제외하고) 가로수길에 올 일이 없다
그 점도 마음에 든다
역시 날이 따뜻해지면 길에서 사람들을 구경할 것이다
그럼 만성피로도 좀 가시고
허깨비를 보아야 현실에 발을 디딜 구석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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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봤던 최고의 장면은
문득 등장한 양복입은 토끼 한마리가 사과를 토끼모양으로 깎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그 영상은 올해가 토끼 해인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단지 감독의 주관적인 취향이었거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 적인 그 광고(혹은 뮤직비디오)의 분위기와 맞다고 생각한 건지도 모른다
그렇게 등장하는 또다른 동물은 눈이 하나인 부엉이었다
토끼 인간과 부엉이가 같은 영상에 있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토끼 모양으로 깎은 사과가 가장 귀여울 때는
굳이 눈모양을 파거나 참깨 등으로 눈을 달지 않고,
토끼 귀 부분의 현실감을 살리겠다고 길고 굵게 파서 과장하지도 않고,
그냥 단란주점 과일안주에 나오는 것처럼 딱 그정도로 두번 칼집을 내서 잘라낸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꽤 전부터 지자체가 싸구려 이벤트기획사에 맡겨서 만들어 댄 관제물건뽀시라기들의 캐릭터 따위는
미적감각 면에서의 한심함은 말할 것도 없고,
안타깝게도 자본주의가 그나마 내세우는 겉껍데기 세련됨(그걸 발전이라고 하든가 선진이라고 하든가 경쟁체제의 핏빛 승리라고 하든가)도 못되는,
그저 안타깝고 처량한, 과장된 토끼사과의 귀때기 같은 거다



지상 13층에 있는 병원에는 로비에 초코렛과 과자와 팜플렛이 있었다
좋은 동네였고, 서비스도 좋았으며, 일말의 양심 따위가 아닌 제대로 된 양심과 실력을 갖춘
좋은 병원이었다
진료가 끝나고 내가 조심스럽게,
이보다 더 좋은 동네에 좋은 서비스에, 잠바를 걸치고 가는 아주머니들에게도 친절한,
참으로 프로페셔널한 어떤 피부과 얘기를 꺼내면서
가끔 여드름이 나서 거기에 가면, 꼭 끝나고 보습 마사지였나 비타민 마사지였나를 시키는데
마치 필수로 해야하는 듯 한 그 코스는 한시간이 걸리고 오만원 든다는 얘기를 하자,
의사 선생님은 웃으면서
세상은, 아니 최소한 한국은 그렇게 되어가고 있으며
점점 진료를 하는 병원보다는 시술을 하는 병원이 늘어가고 있고
그런 현실이 슬프지만, 그렇게 사는 사람들일수록 명절 때 친척들과 대화를 할 때 서로 행복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서로' 행복해진다는 부분이다

가장 실력 좋은 성형외과를 원했던 한 지인도
대규모 건물에 무더기로 모인 전문의들이 소위 번쩍번쩍하게 신생광고를 때리는 그런 경향으로'만' 가는 것에
열렬히 반대를 했다
그런 통일성, 말하자면 하향 평준화가 자본주의 첨단에서 태어난다는 것은
마치 그 옛날 원효대사가 옳았다던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 이교도의 질문에 대해
신이 오랜 세월동안 차곡차곡 준비해놓은 대답과도 같다
포장지의 중요성, 전달 방식의 중요성, 브랜드의 중요성, 외모의 중요성 같은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이미 잘 알만큼의 나이가 되었지만,
그게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거기에 대한 나의 반응 속도나 내용이 급격하게 달라지는데
그 정확한 기준은 나를 포함한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서로' 행복해진다는 부분이다
명절 때는 모든 것이 과도해진다
나의 말초신경이나 거기에 따른 부담감도, 사람 사이에서 오는 압박이나 감동도,
그리고 멀쩡했을 사람들이 서로 불행해지기 위해 마구 뱉어대는 그 이상한 말들도
너무 심하게 과도해진다
그래서 때로는 진료가 아닌 시술을 하는 병원의 원장, 혹은 그 일원이 되는 것이 '서로에게' 덜 피곤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기도 한다

오직,은 아닐지라도 주로, 명절 때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마땅히 그렇지 않는다면 명절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토끼를 깎아먹는 토끼라니,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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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있는 어떤 병들은 치명적이긴 한데 지속적이진 않다

예를 들어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은 어느 순간 나타났는데
찌르는 듯한 통증 때문에 아예 전혀 걷지를 못하다가
멀쩡하게 생긴 병원에서 멀쩡하게 생긴 의사한테 수십만원짜리 신발깔창을 산 다음에
어느날 사라졌다
그 의사인지 깔창장수인지가 명의였던 듯 하다

그리고 실제로 편두통도 있었다
맨정신에 혼이 나갈 것 같은 고통에, 게다가 왠지 머리가 아프다는 사실이 매우 거슬렸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당시 난 어떤 아가씨 때문에 매우 상태가 좋지 않았었는데,
나를 괴롭게 하는 것도 편두통이었지만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실질적인 감각도 그 편두통 뿐이었다
그러니까 뭐랄까, 나와 편두통은 애증의 관계였다

반면에 기관지염이나 수전증 같은 건
내 이름만큼이나 오래됐고 익숙하다
그래서인지 그들에 대한 저항감이나 반발심도 훨씬 덜하다
재밌게도, 어쩌다 한번 찾아오는 퇴행성관절염이 걱정돼서 몸무게를 줄여야 겠다는 생각은 단호한데도
항상 달고 사는 기관지염 때문에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인간의 저주인지 축복인지가 망각이라고 했는데,
그만큼 큰 저주인지 축복인지가 익숙함인 것 같다

익숙함
또는 면역력이라고 하는 것.
호되게 당하여 생기는 내성 같은 것들.

전에도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곤 했던 게 있다
나는 폭력에 면역이 생겼나, 라고
나는 억울함과 분노에 면역이 생긴 적이 있었나, 라고
혹은 나는 감사함에 면역이 생긴 적이 있었나, 라고.

그런데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으로 물어보면
대답이 달라질까봐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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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추워요

2011.01.05 07:23 from 공간/서울

겨울에는 사랑이 와서
나는 하나도 춥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날 기관지염 진단을 받고
담배를 끊었더니
그녀는 담배연기와 함께
나를 떠나갔다

젠장 기관지염따위

술을 마시러 가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난 차가운 방에 혼자 있었다

냉장고 밑에서 귀뚜라미가 우는데
그게 진실로 귀뚜라미일까
전기코드에서 나는 소리일까,
생각하다보면 어느새 새벽이 밝는다

그때쯤이 되어야
저녁부터 틀어놓은 보일러도 따뜻해지고
냉장고 귀뚜라미도 울지 않고
배고픈 것도 까먹고
잠이 온다
곧 출근시간이라는 것만 빼면 가장 좋은 시간이다











                                                                       Parov Stela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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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홈

2011.01.04 04:28 from 공간/서울


나는 여행을 갔었습니다
사람이 없어서 몹시도 적막했습니다

적막했으나 나는 술을 끊었고
이제 곧 담배도 끊을 예정입니다
술과 담배를 끊으면 술집이나 클럽에 갈 일이 없을테고
그럼 그건 내가 살던 것의 삼분의 일은 바뀐다는 얘깁니다

뭐든 끓는 물에 넣고 데치기만 했던 데서
끓는 물에 고추장을 풀고 조리는 것을 터득했고
아침저녁으로 고무장갑없이 설거지를 하면 손에 습진이 생긴다는 것도 알았고
방바닥은 이틀에 한번 꼴로 닦지 않으면 어디선가 먼지가 스며들어온다는 사실도 알게됐습니다

엄마는 예전보다 삼백배는 더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셨는데
난 그 이유도 알고 있습니다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엄마가 사주는 신발과 옷을 군말없이 신고 입기로 결심했습니다

길에서 한 사람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마음이 두근두근해져서 무엇을 하고싶은건지 스스로에게 물어봤습니다
나는 그 사람과 함께 밥을 먹으러 가고 싶은 걸까요
함께 차를 마시며 얘기를 하고 싶은 걸까요
결혼이라도 하고 싶은 걸까요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만 그는 순식간에 다시 낯선 사람이 되었습니다

날씨가 추운날에는 감기에 걸렸습니다
약도 주사도 전혀 듣지를 않아서
기침을 하다가 길 위에서 토를 쏟았습니다
밤에는 돌덩어리 밑에서 웅크리고 잤는데
생각보다 춥진 않았지만 감기는 더욱 심해졌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고자 하면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지쳐도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나는 그에게 감사합니다
서운하기도 했었는데, 나는 그다지 적극적이진 않았습니다

계속 걸었던 기억밖에 안납니다
이제 작은 충격이나 자극에는 별로 반응도 잘 안하게 됩니다
너무 어렸을 때 준비되었던 것에 비해 너무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지금은 그냥 걷는 게 좋습니다

아직 마음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몸은 집으로 왔네요
집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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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잠수

2010.10.08 12:06 from 공간/서울

잠수탔음


두달 후에 뵙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최근에 사랑에 빠진 판다
저는 이 판다를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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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캉스중입니다

2010.09.14 19:07 from 공간/서울







공사중
UNDER CONSTRUCTION















현재와 미래와 나쁜 습관들과 당장 닥친 문제들에 대한 고민에 빠진 나머지
해야하는 거의 모든 것들에서 손을 놓고 있는 바람에
페이스북을 제외하고는 당분간 제대로 문을 닫아두는 쪽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포스팅을 하면 기분이 나아졌다거나 문제가 하나쯤은 해결되었다는 거니까
좋은 겁니다
참고로 요즘에 <로키호러픽쳐쇼> 뮤지컬을 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이름은 잘 기억이 안나고
하여튼 그거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dEUS>의 새 앨범은 내년 2월에 나온다고 합니다
재미있겠죠?





























- 요리, 자전거, 국민체조
- 팀, 단체, 친구들, 같이 일하는 사람들, 밤에 만나는 사람들, 같이 뭘 할 수 있는 사람들
- 복숭아
- 시간 1년, 돈, 선택, 선택했음, 선택했나
- 칼, 다마스커스칼, 인사동
- 동광빌라
- 로키호러픽쳐쇼
- 평화도서관 부설 19금도서관
- 직장생활
- 거미여인의키스, 캣피플
- remembersiberia / rememberborabora
- 채식, 요로법, 얼굴에 오줌 바르기
- 찾아가는책, 동영상편집, 책목록, 사람들
- 웃음
- 도서관 책, 도서관 프로그램
- 시간
- 기발함과 기본적인 거 구분
- 공부, 공부, 시험
- 흥미가 떨어져 가는 것에 흥미를 붙여야 함
- 엠피쓰리 플레이어, 아랍어,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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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소식

2010.08.10 03:10 from 공간/서울

명륜동에는 <달 DAL>이라는 바가 있다
독립다큐를 배급하는 <시네마 달>의 카페버전인 것 같다
흘러내린 초들이 꽃처럼 피어있는 곳이다
집 근처라서 시간을 내서 가려고 하지만
지금까지는 가방이 너무 무거웠고 밤마다 술자리가 바빴고 시간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페이스북 달을 통해서 하루에도 몇개씩
주변의 소식들과 좋은 음악들을 보게 되는데
난 항상 그렇듯 이런 열정과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 놀랍다






 

<Little Bird>                                by The Weepies

Sometimes it's hard to say
Even one thing true
When all eyes have turned aside
They used to talk to you
And people on the streets seem to disapprove
So you keep moving away
And forget what you wanted to say

Little bird
Little bird
Brush your gray wings on my head
Say what you said
Say it again
They tell me I'm crazy
But you told me
I'm golden
Sometimes it's hard to tell the truth from the lies
Nobody knows what's in the hold of your minds
We are all building and people inside
Never know who walks through the door
Is it someone that you've met before

Little bird
Little Bird
Brush your gray wings on my head
Say what you said
Say it again
They tell me I'm crazy
But you told me
I'm golden
Little bird

I know what I know
A wind in the trees and a road
That goes winding 'onder
From hear I see rain I hear thunder
Somewhere there's sun
And you don't need a reason

Sometimes it's hard to find a way to keep on
Quiet weekends, holidays
You come undone
Open your window and look upon
All the kinds of alive you can be
Be still, be light, believe me

Little bird
Little Bird
Brush your gray wings on my head
Say what you said
Say it again
They tell me I'm crazy
But you told me
I'm gol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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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기아에서 나온 프라이드였고,
그 다음엔 에스페로였다
엄마 아빠는 첫 프라이드를 뽑고 며칠 후에 둘이 새벽에 드라이브를 나갔다가
차를 대파해먹고,
두분은 멀쩡하게 걸어서 집에 오신 적이 있다
두분 다 운전을 좋아하시는데
특히 엄마는 무지하게 좋아하신다
수동을 몰다가 자동을 몰게 되면서부터
엄마는 오른손을 허벅지 밑에 깔고 왼손으로만 운전하는 버릇이 생겼다


어렸을 때
아빠랑 엄마랑 오빠랑 여기저기 놀러다닐때
아빠차(그때는 아빠차였고 아빠만 운전을 했었음)에서 죽어라고 반복해서 나왔던 노래들은
지금도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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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특강

2010.07.29 22:44 from 공간/서울

너희들은 나의 북극곰.







북극곰은 어느날 잠에서 깨어나
자기가 자기 몸만한 조그만 빙산 쪼가리 위에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북극여우도 없고 물개도 없고 펭귄도 없고(아, 펭귄?) 
애초에 발을 디딜 얼음땅이 없어져서
쫄쫄 굶다가 죽을 때까지 헤엄을 치다가
그렇게 죽게 될 거야

이산화탄소와 지구온난화와 빙하의 관계에 대해서 잘 모르고
말해줘도 잘 안믿겠지만,
그래도 북극곰이 그렇게 된 원인이 인간들의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이라는 사실은
굳게 믿고 있다
그러니까, 누군가에게는 어떤 악의도 없는, 너무도 일상적인 자태가
은하계 이편의 어느 누군가에게는(범위를 인간으로 좁혀보더라도, 모든 개인은 하나의 우주라고 하는 문화권에서 태어났기때문에) 죽을 때까지 헤엄치다가 죽게 되는 <비극>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이건 <나비효과> 같은 것 보다는 좀 더 직접적인
원인-결과의 문제다

그래서 나는
새벽 5시 넘어서까지는 술을 먹는 걸 자제하려 하는 편이다
왜냐면 오후 5시에 첫 수업이 시작되기 때문에.

아이들은 나의 북극곰.


+


정체불명의 방학특강에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주신 수강신청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그래서, 순서가 좀 바뀐 감이 없잖아있지만 그 성원에 힘입어
겨울방학에는 실제 방학특강을 열 생각입니다
그때까지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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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서 보고 반했다
해치맨

이런 멋진...!!

http://www.ilikeseoul.org/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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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tto

2010.06.22 06:58 from 공간/서울
 
방이역이 이렇게 친근한 공간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술을 많이 마실 때는 매주 한두번, 일이 끝나고 방이역반경 오백미터 안에서
단골로 가는 오돌뼈집까지 만들어놓고
술을 마셨다

그리고 별로 관심도 없던 동네에 어쩌다 눌러앉아 있다가
마침 만나게 된 사람과 친구가 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이것이 어제 횟집에서 물고기에 소주를 마시며
정미언니가 말했던
그 디토 Di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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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어느 나라에 갔더니
이게 일종의 소원을 들어주는 부적 같은 거라고 했다
돌이고 비쌌다
무슨 사막 한 가운데에 거짓말처럼 서있는 쇼핑센터였는데,
오직 한국인 관광객을 위해 만들었고 한국인 관광객만 오고 한국말을 잘하는 현지인들이 일하는 그런 데였다
비싼만큼 효과를 기대하면서 샀는데
엄마는 어딘가 마음에 안드셨는지
이걸 백퍼센트 주석으로 된 큰 컵에다가 넣어버렸다
 








이건 엄마가 좋아하는 품목 중 하나다
이거 말고도 오리, 개구리, 코끼리, 꽃 등이 있는데,
엄마는 가끔 오리들과 개구리를 둥글게 늘어놓기도 하고 마주보게 해서 대화를 시키기도 한다
이 달마상에 걸어놓은 팔찌도 엄마 솜씨다
웃는 자태가 해맑지만 않았더라면 변태같아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사진에는 없지만 이거 뒤에는 비슷한 사이즈의 키 큰 성모마리아 상이 있는데
둘이 친구다
저 하얀 팔찌에 세트로 딸려오는 목걸이가 있는데
그걸 성모마리아가 온 몸에 걸고 있기 때문이다



아,
부시가 온다고 한다
<평화기도회>에 참석하러.
세상에 자유와 평화를 가져다 줬다고 하던데
이건 종교의 문제가 아니라 이성의 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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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쉐요 쏭

2010.06.14 18:47 from 공간/서울

어느날 쏭은 
피곤에 지친 목소리로
꼼장어를 먹자 했다.

왜 그런걸까 물어보니
스튜디오 촬영이 있었던 것이었다
평소 안입던 옷에 누렁이를 들고서.

아 누렁아.

그리고나서 쏭은
결혼식에서나 지어보일 법한 그런 미소를 지어보였다
십분이 지나면 돌이 될 것만 같은
그런 어려운 표정으로

       

       
go to 쏭의 블로그 <눅눅한 파라다이스> http://blog.jinbo.net/ssong/?pid=213







+








내가 익숙한 쏭씨는 이런 쪽이었는데
(위 사진과 같은 날임)

      


      


      



콩나물을 터프하게 씹어먹는 쏭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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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무엇일까요







다시 한번 감정을 돌아보아도
사랑이라든가 이해라든가 소통같은 건 아니다
호기심이다
긴장감 넘치는 호기심.

한두번 겪는 일이 아니어서
보일러실에서 담배를 피면서 큰소리로 혼자 말했다
<멈춰>
라고.

나처럼 말초신경이 인간화된 인간한테는
의지력이란 아무 의미없는 단어인 것 같다
혼잣말까지하며 결심을 했었지만
오히려 억눌린 호기심은 틈을 봐서 스프링처럼 튀어올랐다
그 틈을 보이기 싫어서 술을 끊으려 했는데
그 욕구마저 스프링처럼 튀어올랐다






                    이것은 바로 광대가 깎은 일각고래다













오월에는
내 나이만큼의 오일팔이 있었고
무력감도 늘어가고
난 또 눈물을 쏟아제끼다가
테러리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 테러리즘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가 정확한 표현이다

나 좀 말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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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태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야구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길가에 야구연습장이 있으면 굳이 가던 길을 돌아갔고
옛날 학창시절 대학교정에서 공던지기를 연습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이런 무례한. 야구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어'
라고 말하며 화를 냈었다
복태는 자기만큼 야구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거라고는 생각해본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2010년 5월 23일
복태 잠실구장에 가다 (가이드: 쏭, 두산 베어스 팬)
두산 : 엘지, 두산 승.



+




두산 베어스 팬이자 사회인 야구단에서 활약중인 쏭씨가 진정한 야구팬임을 보여주는 인증샷


           햇살이 따사로운 일요일에는 두산 후드티를 즐겨입는 것처럼 보이는 쏭씨




+


나는 네달 목표로 금주중인데
오늘 술을 마셨다
만취하게 마시지 않았으니
안마신 걸로 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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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일 뿐만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법이나 이상한 상황을 이상하지 않게 만드는 법,
혹은 그 반대,
그리고 티내면서 배려하는 법,
그리고 소개팅이나 선자리에서 만났다면 절대 두번 연락하지 않았을, 그런 사람들끼리 모여서
즐겁게 지내는 법,
그리고 좋은 의미에서의 인내심,
등등

  
  

                                                                              초상권 적용을 심하게 받은 직장동료들의 자태






주5일(수요일은 일이 없었으니까 정확히는 주4일)을 일하던 시절에는
토요일엔 저녁까지 잠을 잤다
주6일을 일했던 지난 오개월동안에는
토요일만 쉰다면 뭐든 다 할 것 같았다
새노래도 만들고
책도 쓰고
아랍어도 배우고
무엇보다 태국에를 가야하는데!
아, 주오일근무와 태국은 상관이 없구나!

나는 체력이 약해서
푹 쉬지를 못하면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그래서 도망가고 싶다고 생각했었지만 실제로 도망갈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생각보단 더 많이 투덜거렸던거 같은데
그때문인지 어느날 팀장님이 주5일근무를 약속했다
처음에는 믿지도 않았고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저 술자리의 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난 다음달부터 토요일 쉰다
우와.
이렇게 주어지는 행복이라니.
예상치 않았던 사람의 약간의 배려가
이런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게 신기하다

앞으로는 사람들을
섣불리 거리두지 말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다정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야겠다
뭐랄까,
세상에는 생각보다 좋은 일도 좋은 우연도 좋은 사람들도 많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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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하는 일

2010.04.14 01:01 from 공간/서울


아침부터 숨이 턱 막히도록 화가 났다



나는 왜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걸까
1, 만큼의 의미 있는 면이 있을까


죄의식이 문제다
그런것쯤은 껌씹어 뱉듯 뱉어버리는 사람들도 있던데
나는 그렇지 못한 게 문제다

그래서 문득문득 우울함이 치밀어 오른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고 그날 마침 그와 거길가지 말았어야 했고 그날 마침 할일이 없지 말았어야 했고 그날 마침 그런말을 꺼내지 말았어야 했다라고.

아니, 그런게 커져서 마음을 다 차지하고 신경이 곤두서는, 그런 시기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마침 요즘이 그때인 것에도 이유가 있다
예상치못하게 조우했고, 조우했으니 그 다음과정을 피할 수가 없었고, 그걸 또 다 받아들여야 헸고
그리고 과거가 떠오른 것이다
전혀 내가 원했던 바가 아니다

그래서
정신과 치료의 고전적인 방법을 쓰기로 했었다
그게 좋을지 나쁠지 의미가 있을지는 그때는 몰랐다
그냥 해야할 것 같았다
마치 좋아하는 책을 읽듯,
가끔 문득 발길을 돌려 빵집에서 단팥빵을 사듯,
신호등 파란 불에 맞춰 길을 건너듯,
그런 것과 비슷했다





-모두에게 내 죄를 고백한다





죄였나, 죄였나, 죄였나, 죄였나, 그게 죄였었나
내가 끊임없이 묻기 전에 대답 좀 해줘





-모두에게 그 일을 이야기 한다





그렇다
그렇게 하는 거다
평생에 대한 다짐은 아니었고
마침 그런 시기가 되어 답답함과 죄책감이 커졌을 때는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말을 하자고.
그리고 용서를, 혹은 인정을 받는 것이다





여기에까지 '수줍다'라는 표현을 쓰면 나는 개새끼일까


네, 하지만 나는 수줍어서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할 지 알 수가 없다
원하는 것은, 마치 주방에 있는 믹서기처럼
욕실에 있는 발닦개처럼
그렇게 내가 하는 이런저런말들에 섞여
그 얘기가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것

하지만 또 나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라서
우선 말을 많이 해두는 게 필요하다
그럴려면 술이 필요하다
나는 술을 안먹겠다고 삼백번쯤 결심했었다




+



당신이 어느 사막의 장애아동 고아원에 있다 치자
몸이 아프고 머리가 아프고
똥오줌부터 가리기 힘든 수많은 아이들이
심심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당신이 놀아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치자
그들 수는 삼백명이다

처음에는 온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동정심에서인지 원래 착해먹은 사람인지 아니면 그저 평범한 인간이라 그런지는 잘 구분이 안간다
그런데 물리적으로 힘이 부치고 시간이 부족하다
삼백명의 똥을 치우고 삼백명과 까꿍 놀이를 하고 삼백명 분의 약을 제대로 챙기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 중 칠십오명만을 돌보기로 마음먹는다
그 정도 수라면 충분히 열심히 제대로 할 수 있을거라는 좋은 마음으로

나머지 이백 이십오명의 이름을 서서히 까먹는다
얼굴을 잊는다
분명 똥이 범벅이 되어 구르고 있는 아이가 저쪽에도 있을텐데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이쪽에 충실하기 위해서

어느 한 아이는 발가락이 아프다
상처가 깊은데 약만 바르면 나을 것 같기도 하다
문제는 약이 없으며, 약이 있더라고 그걸 담당한 사람은 아이의 발가락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아이는 신발도 없다
먼지와 돌에 상처가 아물날이 없고
언젠가는 발가락이 떨어져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은 '어쩔 수 없어서' 거기까지밖에 하지 못했는데
그게 과연 '어쩔 수 없는' 것이었는지,
더 할 수 있는 것이 있었는데, 그러면 아이의 발가락이 떨어지지 않아도 됐을텐데
단지 당신이 재빠르지 못해서, 능력이 부족해서, 동선파악이 약해서
그런 이유로 거기까지였던 것인지.
당신 아들이었어도 그만큼을 하고 '어쩔 수 없었다'라고 얘기할 것인지



- 당신 때문에 한 아이의 발가락이 떨어져나갔다



그 아이는 지금쯤 한국나이로 고등학생정도 될 것이다

물론 그 아이는 당신의 아들이 아니고
모든 사람을 그런 마음으로 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어쨌든,
당신 때문에 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냥 한 예시다
저런 식의 일이 있었다치자
그럴때
이 이야기를 어떻게 사람들에게 할 것인가

이 지루하고 우울한
고백서를 어떻게 부엌게 있는 토스터기처럼, 욕실에 있는 물바가지처럼
하는 얘기 속에서 묻어가게 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 서로 인정하고 용서받을 수 있을까



수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피묻은 손(비장하게 하는 얘기가 아니다. 사람을 죽이는 건 어렵지 않다)에 대해
어린시절 순수한 악의로 누군가를 죽고 싶은 고통에 빠지게 한 것에 대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닌데도 단지 순간의 무지나 오만의 결과로 낙태를 한 것에 대해
선의를 가지고 시작한 행동이 피해만 주었다는 것을 알았을때, 방어적이고 공격적으로 돌변한 것에 대해
무관심으로 죽어가는 고양이 옆을 눈을 감고 지나가고 거기에 대해 점점 무뎌지는 것에 대해
사랑이라고 믿으며 게다가 술김에 게다가 왠지 그린카드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강간한 것에 대해
자신은 국가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니 유치한 감정에 휩쓸리지 말자고 다짐하며 냉철하게 살인을 명령한 것에 대해
그런 것들에 대해
대체 어떻게 얘기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결론만 얘기하기로 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얘기를 꼭 해야하는 거냐하면

그렇다
해야한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그 얘기를 하고
그 값을 치러야 한다



싫다
그래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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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ilda>    by Parov Stela






고기를 먹지 않을 때는
단호하게, 고기는 빼고, 라고 말할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다시 고기를 먹은지가 꽤 되기 때문에
앨에이식치즈갈비살볶음을 시키든 특가이만원고등어회를 시키든
별 상관이 없어지게 되었다

바로 그렇듯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바램들과 지향성과 기억과 현재의 관계들이 어우러져
특가이만오천원로스앤젤레스식갈비살고등어볶음 같은 게 된 거고,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아무래도 상관이 없게 되었던 것인데

그런데
나는 시간이 부족했다
주육일 근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는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 말이 통하는 기쁨을 누리기에만도
시간이 부족했다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는데
생각해보니 그렇게 시간을 들여 생각해볼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렇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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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슬리 싸롱에서, 레슬리씨가 말했다
-하운, 그런 건 그냥 일어나는 일이야. 내 얘기를 해줄까
의당 해야할 얘기들 끝에, 한나씨 가방 속에서 나온 책 한권이 만들어낸 깜짝쇼(다행히도 이전보다는 덜 충격적이었던)에 놀란후
나온 말이었다
그리고 레슬리씨가 얘기해준 무시무시한 이야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책은
개인적으로는 취향에 별로 맞진 않았었는데
그래서 기억나는 부분은,
여섯번인지 삼백번인지 우연에 우연에 우연을 거듭하여 일어나는
그 모든 일들
그렇게 맺어지는 관계들
그게 연쇄작용을 일으켜서 만든 누군가의 삶에 대한 대목이었다
여섯번인지 삼백번인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정확히 이 말을 했던 적이 전에도 한번 있다

나는 오랫동안 그런 게 이해가 잘 안가서
내 식대로 짜맞추기를 해왔고
주어진 이름도 거부하는 주제에 왠지 거기에는 이름이 필요해서
<매직>이라는 이름을 붙여놓고 서랍에 잠가뒀었다
정확히는 <마법같은 요소들>이라고 누가 말했다
모자에서 토끼가 나오거나 입에서 비둘기가 나오는 것과
똑같기 때문이다

레슬리씨의 마법같은요소들은, 심지어 국경을 넘나들면서
그 많은 나라 중에 하필 한국, 하필 서울이기까지 하는데
그래서 그 얘기를 들으며 나는 위안을 얻어야 할지 절망감을 느껴야 할지
잠시 헷갈렸다
하지만 크게 웃을 수 있었던 건 분명하다
재밌는 싸롱이었어



요즘에는 Parov Stela를 듣고 있다
그러면서 레이디가가의 매력은 대체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며칠 전에는 최근에 내가 보고싶어하는 청년을 만났는데
그는 열두시가 되면 잠이 오는 사람이라, 나는 속으로 그를 신데렐라라고 부른다
그 청년은 요즘 잘 시간이 되면 데낄라를 마시고 싶어하는데
그런 게 두번 뿐이기는 하지만 병째로 시키기 때문에 체감 빈도수를 따지자면
마치 샷잔으로 다섯잔 씩, 일주일동안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면 데낄라를 마신 기분이다
그것도 열두시가 넘어, 자야하는 시간에.

빨래를 하지 말걸, 좋은 냄새가 다 사라져버렸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빨래를 하지 않을 수도 없고
담배가 받지 않는 날은 왠지 옷에 담배냄새가 더 쉽게 배기 때문에
어쨌든 간에 좋은 냄새에는 시간이 함께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는 공간에 대한 집착은 심한 편이지만
시간을 쫓아다니는 것은 여러모로 벅차다

아니,
그렇다고 돌이나 다이아몬드를 좋아하냐하면
난 물을 훨씬 더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물을 줄까 다이아몬드를 줄까, 라고 한다면
당연히 다이아몬드쪽이다
빚을 갚아야 한다
빚도 좋은 냄새처럼 시간을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벅차다



자꾸 해야할 것과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지 말자
루즈한 네트워크, 그건 여기 있으니까 당분간은 이름도 붙이지 말아야겠다
나한테 필요한 건 휴식과 독서, 그리고 냉철하고도 이성적인 판단력이다

이렇게 자꾸 되뇌이면 된다고
믿을만한 책에 써 있었다

+

그런데 요즘엔
왜 자꾸 이런 식으로 결론이 나게 되는 걸까








                         <Charleston Butterfly>                 by Parov St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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